토끼굴, 콩나무, 옷장
2019
PVC, 4개, 각 710 x 900, 1340 x 900, 1655 x 900, 1565 x 900 mm
책(디지털 인쇄), 182 x 128.8 mm
사운드, 26분

전시:
세번접기, 상업화랑, 2019년 8월 5일~8월 11일.
판타지 픽션에서 주인공은 기묘한 입구 장치인 포털을 통해 환상의 세계로 입장한다. <토끼굴, 콩나무, 옷장>은 픽션 속 포털을 스톡 이미지로 전치함으로써 각 포털의 형태를 일반화(‘그 옷장’이 아닌 ‘옷장’으로)한다. 포털이 현실에 존재한다면 어떤 모습일지 제안하고, 이 이미지들을 따라 한 환상의 세계에서 다른 환상의 세계로 이어서 여행하게 한다. 스톡 이미지에서 보이는 포털의 모습은 지극히 실제적이어서 마치 언제든지 이 일상 속의 포털을 통해 환상의 세계로 이동할 수 있을 것만 같다.

하지만 다시 들여다보면 이것들은 어딘가 초현실적으로 느껴진다. 스톡 이미지 속 세상은 먼지 한 톨 없이 깨끗하며 모든 것은 완벽한 조도와 채도 속에서 존재하고 물체는 항상 또렷한 형상을 가진다. 그것들은 어디에나 존재할 듯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다. 스톡 이미지의 현실같은 가상, 또는 가상같은 현실은 픽션 속 환상의 세계와 닮았다.